25일은 많은 기업들의 월급날이다.
나 역시 6년 동안의 마지막 월급이 이번 25일에 입금되었다.
막상 그러고 나니, 기분이 왜 이렇게 센치해지는 건지..
25일에는, 내가 존경하고 여전히 좋아하는 분에게,
그분이 만드시는 회사에 조인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고
26일에는, 나를 좋게 봐준 모 회사의 그룹장에게,
조인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
내가 존경하는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두리번 거리거나, 선택지가 많은 상태에서 또 다시 조인하면,
난 6개월이나 1년마다 번민하고 고민하고 갈등할 것이기에,
선택지가 좁아지고, 더 이상 갈등하지 않을 때... 그때 합류하리라 말씀드렸다.
영업MD들과 붙어서 영업관리를 10개월여, 사업/서비스 기획을 한 1년여,
마케팅을 한 10개월여, 내가 만든 비즈니스를 직접 런칭하는 영업팀장을 2년여
해본것 같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사업을 하고자 하는 내 꿈을 이뤄줄 거라 믿고,
CEO 타이틀을 1년여 해본 것 같다.
(내 Career Build-up 참으로 형편없다며, 존경하는 그 분이 정리해주셨다...)
어느 것 하나 내 전공이 없고, 조금 안정되었다 싶으면,
다른 분야로 옮겨가고 싶다고 말씀드려 옮겼었고 그때마다 당신은
내가 해보고자 하는 분야로 옮겨주셨노라고... 새로 조인할 때에는
하나의 분야에서 끝장을 볼 때까지 투자를 할 것을 각오하고 와달라는 말씀에..
아직도 내게 남은 미련들이 다 정리되지 못했느라 말씀드렸다.
1999년, 친구 김문수사장과, 법대 김철호선배의 뽐뿌질에
나 역시 "벤처사장"이 되겠노라고 뛰어 다녔고,
2003년, 벤처사장이 되고 싶다고 G마켓에 뛰어들었는데,
막상 커리어빌드업은 엉망이고, 무직자가 된 기분이.. 참 알딸딸하고 그렇다.
이제 모든 선택지와 가능성을 지워나가고 있다. NO라는 답을 속시원히 드리고,
내 자신이 더 이상 선택할 수 없는 벼랑끝에서 올바르고 치열한 고민이 나올 것이다.
어제 하루, 종일 기분이 다운이었다.
그런 상태에서 멍하니 KBS의 "현장르뽀 동행"을 보는데,
당뇨병이 그렇게 무서운 질병인지 몰랐고, "일"이 있고,
내가 사회에서 인정받고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토록 절실한지...몰랐다.
지난 1년간 사기가 많이 꺾이긴 했지만,
어제 현장동행 르뽀를 보다보니, 더 우울해지고 어깨가 무거워진다.
경제적 궁피때문에, 내 꿈을 접고 어느 회사나 덜컥 입사해야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10년이 지나서 후회하고, 이 아침일기를 보게될지도..
쥐뿔도 가진 게 없는 놈이, 왜 이렇게 힘들게 살고자 하는지...
이 모든게 사법시험을 못 붙어서 그런 것이고,
내 자신이 너무나 잡다하게 관심이 많아서 그런 것이고,
대학 가고나서,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 "내 자신"에 대해서는 잘알지 못해서인 것이고,
하고 싶은 걸 사람들에게 제대로 말하고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지금은 너무나 고독하고 답답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1] 당분간 취직은 하지 않는다.
[2]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자.
[3] 더 이상 방황하지 않는다. 어떤 선택이건 그 곳에서 5년, 10년을 승부하자.
퇴사했다는 소식에 걱정해주는 사람들,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어 그나마 행복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에게 단 1%라도 다른 것 때문에 고민해서 나를 아껴준 사람들에게
또 다시 실망이나 시련을 안겨주기 싫다.
난 사업을 하고 싶어서, 이 길을 선택하고 지난 6년을 걸어왔다.
내 사업, 내 일, 나를 위해 사는... 내 행복감과 성취감, 만족감...
밤새 악몽을 많이 꿔서, 기분이 영 아니다.
교통사고도 한번 더 났고, 실직자로 1년 넘게 살아봤고,
더 안좋은 일도 일어났다. 부디 꿈이기에 그 반대로만 되기를 기원해본다.
p.s. 이사 - 교통사고 - 퇴사 - 입원 - 퇴원의 과정이 이제서야 끝나서
실제로 무직으로 살아본지 이제 3일 되는 것 같다.
좀더 지나면 이 기분이 좀더 좋게 승화되려나??
어 그래~ 아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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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필수... De Ryo :::
잘보고 갑니다. 저도 소프트웨어 개발쪽에서의 경력을 엉망으로 만들어서 요즘 고민이 많이 되는데...
전 저렇게 정리도 안되고, 그냥 왜 이렇게 살았나 고민만 하면서 계속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_-
생각 정리 잘 하셔서, 강력한 삶의 동력을 얻는 시간되길 바래요. ^_^
그 career 가 엉망이면 난 어쩌나... 지금이야 무직이고 고민이 많겠지만, 아무생각없이 좀비처럼 회사다니는 사람들보다야 낫지 않겠나.
고민 많이 하고 정말 하고 싶은 일 찾길 바라네.
사표를 하루에도 수십번 쓰나 담달 카드값이 무서워 그만 못 두는 못난 1人 일세.
생각이 많을때는 몸을 바쁘게 하면 편함..^^
걱정은 걱정을 낳고....더욱더 안좋은 상황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강하니..
어떤 길이든 빨리 선택해서 일단 움직여보고...아니면 롤백하는게 낫다고 봄...
장고를 해서 5-10년 할 일을 찾느니...일단 움직이는게 어떠신가..신문이라도 돌리든지..^^
비밀댓글 입니다
생각 정리에는 여행이 좋지... 미국 한번 오지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