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의 Clean Open Market, 위조품 110% 보상제..

[풀어가는 이야기/쇼핑 이야기]


아주(!) 늘씬한 미녀 둘이서 대화하는 광고가 요즘 화제거리다.
11번가 광고인데, 확실히 잘한다 싶을 정도로 광고의 주목도도 높고 눈에 확 들어온다.

위조품 피해 소비자보상제를 실시하면서, 진짜가 아니라면 110% 돌려준다는 파격적 광고..

정말 눈이 휘둥그레지기도 하고, 아니 저렇게 보상을 많이 해줘 할 정도다.
아 그런데 막상 들어가보니, 결제대금 100% 환불 + S포인트로 10% 보상이란다. 실망 실망 실망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의 함정이 존재한다. 왜 그럼 G마켓은 이런걸 안했을까?
이런 보상체계는 사실 2005년부터 줄기차게 여러 구성원이 제안했던 것이었다.
구사장님은 왜 이걸 하지 않았을까?

우선 고객 입장부터 보자.
A. 위조품의 위험을 염려하는 고객
위조품의 위험때문에 오픈마켓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은,
이 광고로 인해 오픈마켓을 한 번 더 유심히 볼 지 모른다.
그리고 저 10%의 S포인트 때문에 구매를 좀더 생각해볼 지 모른다.
하지만 막상 이 사람은 종래부터 오픈마켓의 상품신뢰성을 염려했던터라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한다.

보상절차에서 보듯이 수많은 단계를 거치며 고작 10% 포인트를 얻기보다
백화점가서 믿을만한 것 사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B. 위조품의 위험을 염려 안하는 고객
이미 오픈마켓에 익숙해진 고객 입장에서는,
짝퉁을 사고 싶을 때도 있고, 진짜를 사고 싶을 때도 있는 것이다.
이 광고를 보고, "아 위조품은 이제 없겠구나" 안심할까?

아 적어도 이런 이런 제품의 짝퉁은 여기에서 살 수 없겠구나,
진짜는 살 수 있겠구나.. 하지만 이제 여긴 짝퉁은 없겠네..
쇼핑의 대상, 즉 상품의 수가 적을 것이라고 예단할 수 밖에 없다.

다음으로 판매자 입장에서 보면,
C. 위조품을 판매하지 않는 브랜드업자
오픈마켓의 영원한 숙명인 브랜드 입점이 원활해지고,
브랜드사와 관계가 깔끔해질지 모른다.
하지만 브랜드사가 오픈마켓에서 안되는 이유는, 짝퉁 때문이 아니다.
브랜드가 본래 갖고 있는 상품/가격 정책 등의 발목이 매출의 걸림돌이 되어,
입점을 해도 재미가 없었던 것이다.

지오다노가 G마켓 입점해서 별의별 프로모션을 했음에도 지지부진한 이유도,
금강제화도, 어느 브랜드도 그런 전철을 겪고 오픈마켓은 안되네요 그러고 나갔었다.

D. 위조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있는 일반 업자
이 광고보고, 판매자 입장에서 상품 올리는게 수월할까?
대부분의 패션/잡화는 브랜드 상품의 위조보다, 변조에 가까운 상품이 많다.

특정 디자인의 변형을 통해 고객에게 어필했을 것이다.
이런 판매자의 활동을 위축할만한 시스템이다.

상품 올리면서, 아 내 상품중에 특정 브랜드 디자인을 모방한게 있는데
그건 위험하겠군.. 이러면서 상품을 내리게 될 것이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때론 짝퉁을 의도적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상거래를 해칠 정도가 아닌 유사 디자인을 사고싶은 충동을 갖는 고객도 분명
고객인 것이다. 물론 브랜드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법적 이슈는 떠나서 순전히 사업적으로 판단할때..

판매자 입장에서도, 이런 제도는 자칫 상품등록 활동에 제약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제도에 보면, 관세청과 사법기관 등의 협업도 나온다.. 판매자 아닌 나도 무섭다. 후덜덜)

옷 사고서는, 판매자와 분쟁이 생기면, 고객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어랏 이거 루이뷔통 디자인과 비슷하네. 이 보상프로그램에 무언가를 어필할 것이다.
관세청 조사나오고, 사법기관 동원되면, 괜히 판매자는 1개 반품 안해주려다가
조사받고 사업에 타격 입게 될지도 모른다. 아닌가?

ⓒ 랭키닷컴, 2008-10-15

11번가의 트래픽은 급속히 증가했고, 이 광고 이후에 그 추세는 더 높아진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분야점유율은 유지추세가 뚜렷하다. 분야점유율은 트래픽을 기준으로 한 것이긴 하지만,
적어도 G마켓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해당 분야 경쟁자와의 매출 비중, 특히 건수 비중과
크게 흡사하게 움직인다.

아마 11번가는 이번 광고 이후에 건수가 크게 증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방문자는 많아졌을 것이다. 아쉽다.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때론 매출에 도움이 안될때도 있는것이다.
구사장님이 그토록 이 제도를 시행 안한 것이 그런 이유일 것이라 추측해본다.
난 2배까지 보상해도 문제 없을 것이라고까지 강하게 이야기했는데..

11번가가 국내 토종 오픈마켓 1위가 되길 바래본다.
많은 시도 속에, 많은 도전 속에서 대박이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면,
참신하고 괜찮은 시도이지만, 내가 사장이었다면 막았을 것 같다.

p.s. 오픈마켓 사업자는 플랫폼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런 진위여부 분쟁까지 개입하다보면
오픈마켓 본연의 활성도라고 해야하나, 그런 부분이 떨어질 지도 모를 일이다.

::: 댓글필수... De Ryo :::

  1. 짱아박 [2008/10/16 1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네가 비지니스맨이 되긴 되어가나 보네..
    점점 사장 입장에서... 생각하는 거 보니..
    나름 의미 있는 분석이었네.
    사실 110%의 보상은 G마켓도 어느정도 해오고 있는 부분이긴 하지.. 결제대금 + 약간의 보상.. 이니..
    남들 다하는 것을 나만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도 기술은 기술이니.. 난 그 광고 보다보면 그냥 채널 돌리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네.. ㅋㅋ 좋은 하루..

  2. RYO [2008/10/16 1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짱아박 // ㅋ 저런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자고 기획서 갖고 들어간 사람들만
    내가 아는 사람들만 줄잡아 대 여섯명이야 ㅎㅎ 그런데 왜 안했을까 생각해본거죠~

  3. 아즐란 [2008/10/17 2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생각도 비슷한데 간단히 말하면 매출 신장보단 이미지 제고 효과가 크겠지. 나도 그 광보 첨보고는 엇! 제법 창신한데 왜 지마켓은 그런거 안했을까... 했었지. 근데 이미 내부에서도 많이 안을 냈었다니 할말은 없고.

  4. 浮雲 [2008/10/20 1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염려하고 계신부분들이 11번가 내부에서 충분히 검토된 내용이고 이견도 있었지만.. 결국 한발자욱 내딛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5. RYO [2008/10/20 18: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즐란 // ㅎㅎ 어지현 대리가 작게 작게 이벤트로 시작 해봤었어요.. 그때의 이벤트 반응이 시큰둥해서리 ^^

    부운 // 밥 먹다가 나온 화제라서 그냥 정리해본 것입니다. 뭐랄까 11번가의 기본 컨셉은 이해하고
    대단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왜 우린 안했을까 하는 고민하면서 추측 & 정리해본 것입니다.
    너그러이 이해 바랍니다.

  6. foodcm [2008/10/21 15: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머리아포...영업단의 입장에서 보면(식품쪽에는 짝퉁이 없긴하지만...ㅋㅋ) G마켓에서 짝퉁이 차지하는 비율 내지는 거래되는 시장의 크기가 아주 작기 때문에 거기 신경써서 광고할 필요 없다라고 생각한다는 거에 한표....이미 2005년 하반기 부터 2006년 사이에 짝퉁시장은 거의 무의미한 숫자의 시장이 됐다고 봐여.
    물론 신생 오픈마켓에서는 그 숫자를 무시할 수 없겠지만 초기에 그런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아주 좋은 시도 인 것 같고....
    하지만 시장의 자정 능력이란 시장에 맡겨도 될 만큼 큰 것이 아닐까 싶네요.
    솔직히 말해서 우리 상품평 못만지는거 다 그래서 만든 것이지 않을까요??

  7. RYO [2008/10/21 16: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oodcm // ㅋ 그 생각나네요. 상품평 수정/삭제 못하게 만드는 작업할 때,
    이러면 회사 상품평에 온갖 욕설에, 별의별 광고에 난리가 날 것이라고 했는데..
    막상 고객들이 알아서 판단하더라구요..

    저 역시 쇼핑할 때, 반드시 좋은 평보다 안 좋은/보통의 평들을 읽어보죠..
    그것만으로도 최소한 그 상품이 가져다줄 위험을 판단하고, 예견하고 사게 되니까요..

    (요즘 과일 아주 만족도 높아요.. ㅎㅎ 특히 상주 사과던가.. 눈물날 정도로 맛있음.. 최고 최고!)

  8. foodcm [2008/10/24 0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허긴요즘은 월출같은데도 상품평때문에 고민하고 실시간 리플달고~ 상품평 않좋으면 장사 못하는거 이제 야 아는거 같음..ㅜ.ㅜ

    근데 24시간 고객 센터 그거 하는거 힘든건가?
    내 생각엔 상품이 더 중요한데 이건 어차피 DB싸움이고 그 많은 DB중에 어떤 DB를 꺼내서 보여주는가의 싸움인거 같은데 ...
    RYO가 浮雲의 블로그에 쓴 걸 보면 대단한거구나 이런 생각이 들긴 하고 ~ ㅋㅋ ㅅㄱ

  9. RYO [2008/10/29 14: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oodcm // 상품평이 key죠. 집사람 쇼핑하는 것도 옆에서 곰곰히 보고 있으면
    검색 -> 상품평중 "보통" "추천안함" 쭈욱 읽고 바로 back, 이런 패턴을 보임다.

    글구 24시간 고객센터는, 개인적으로는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
    그냥 참신하긴 하죠.. 문제는 오픈마켓은 판매자/택배사에게서 정보를 얻어서
    고객에게 안내해야하는데 정작 그 player들은 잔다는거~ 그게 문제죠 ㅎㅎ
    밤늦게 전화하면 상담원이 그럴겁니다. "고객님 내일 날 밝으면 바로 답 드릴께요" 아놔~~ ^^